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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보도자료]2026.03.30 "의료사고, 처벌 대신 시스템 개선·공적 보상 전환해야"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6-06-04 14:12
조회
18
"환자안전망 기금 조성·독립적 조사기구 신설…선순환 구조" 제안
의료계·환자·시민단체 KJFP 학술지 '의료분쟁 패러다임 전환' 논문 발표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소아과학교실)·권두섭 변호사(법무법인 여는)·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안정희 한국YWCA연합회 부장·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이상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정책기획단장 등 14명의 공동 연구진은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KJFP) 최신호에 발표한 '의료분쟁 대응 패러다임의 전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의료분쟁 발생 시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과 민사소송 중심의 현행 체계에서 벗어나 의사·환자 간 상호 신뢰와 안전을 보장하는 지속 가능한 의료환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의료계·환자단체·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의료사고를 개인의 잘못이 아닌 '시스템의 실패'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독립적 조사기구 신설과 공적 보상 기금 마련을 제시했다.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소아과학교실)·권두섭 변호사(법무법인 여는)·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안정희 한국YWCA연합회 부장·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이상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정책기획단장 등 14명의 공동 연구진은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KJFP) 최신호에 발표한 '의료분쟁 대응 패러다임의 전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우리나라 환자안전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2021년 기준 국내 환자안전사건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약 3만 8천 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도로교통사고 사망자(약 2500명)나 산업재해 사망자(약 2000명)의 10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현재의 의료분쟁 대응 체계는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사법적 응징에 치우쳐 있다고 진단했다.

"한 건의 유죄 판결이나 고액 배상이 의료진에게 '학습된 두려움'을 심어준다"고 지적한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공포가 사고 경위 설명과 사과를 가로막고, 오히려 실수를 은폐하게 만들어 시스템 개선의 기회를 박탈한다"면서 "특히 응급·중증 진료 등 위험도가 높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 현장을 떠나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가장 먼저 독립적인 '환자안전조사기구'의 신설을 제안했다.

현재의 수사나 재판 과정은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을 얻기 전에 고소·고발을 남발해 당사자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환자안전조사기구는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사고의 사실관계와 근본 원인을 확인하되, 책임 추궁보다는 시스템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해당 분야 전문의가 상근 위원으로 참여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사 결과가 사법적 처벌과 무관하도록 '안전지대(Safe Space)'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 권고를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이행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재발 방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의료사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인 만큼, 국가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보상해야 한다"면서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환자안전망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기금 규모는 연간 3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으로 재원은 건강보험 수가의 '위험도' 항목과 국가 예산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공적 보상이 담보되면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은폐 문제가 해소되고, 이는 결국 시스템 개선과 사고 감소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요양급여 총액의 1% 수준인 1조원 투자는 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값진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제도의 유연한 변화도 촉구했다.

우선 의료진이 사고 직후 환자에게 전하는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재판에서 과실 인정의 증거로 쓰이지 않도록 '소통·사과의 증거능력 배제'를 명문화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호주·영국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정책으로,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 회복을 돕는 장치다.

아울러 형사처벌 위주의 응징 대신 '의사면허관리기구'를 통한 관리를 제안했다.

고의가 아닌 과실은 형법적 처벌보다는 재교육이나 특정 의료행위 제한 등 면허관리를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실질적인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연구진은 "의료사고를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현재의 패러다임은 환자 안전도, 피해 회복도 실현하지 못했다"면서 "시스템의 실패를 인정하고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신뢰와 안전이 보장되는 의료 환경을 만드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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